찬란한 나의 스물한 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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죽은 자의 집 청소, 김 완찬란한 나의 스물한 살 2021. 1. 7. 23:30
아무래도 무거운 내용이다 보니 책을 펼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들었다. 책을 열게 된다면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않고 그저 나와 책. 이렇게 둘만이 내 방을 가득 차지했으면 하는 이상한 고집 때문에 그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 나는 오늘까지 이 책을 펼치지 않았다. 마침 나는 오늘 이 책을 열 수 있었다. 암막커튼으로 차단된 햇빛과 문밖의 불빛, 그리고 내 방에 있는 형광등과 조명만이 책에 쓰여진 글을 읽도록 도왔다. 책을 읽기 시작한지 단 두 시간 만에 나는 책의 마지막 줄을 읽을 수 있었다. 심지어 꼼꼼히도 읽었다. 그토록 이 책은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관련되어 있지 않은 죽음 뒤의 삶을, 가난 뒤의 삶을 보여준다. 특수청소부. 누군가의 삶의 흔적을 정리하는 특수청소부라는 직업을 가진 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