박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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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, 박 준찬란한 나의 스물한 살 2021. 3. 10. 01:29
이제 나는 그들을 만나지 않을 것이고 혹 거리에서 스친다고 하더라도 아마 짧은 눈빛으로 인사 정도를 하며 멀어질 것이다. 그러니 이 말들 역시 그들의 유언이 된 셈이다.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.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. 꼭 나처럼 습관적으로 타인의 말을 기억해두는 버릇이 없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마음에 꽤나 많은 말을 쌓아두고 지낸다. 어떤 말은 두렵고 어떤 말은 반갑고 어떤 말은 여전히 아플 것이며 또 어떤 말은 설렘으로 남아있을 것이다. 검은 글자가 빼곡하게 적힌 유서처럼 그 수많은 유언들을 가득 담고 있을 당신의 마음을 생각하는 밤이다. 「 어떤 말은 죽지 않는다 中, 박 준 」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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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, 박준찬란한 나의 스물한 살 2021. 3. 9. 13:11
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, 박준 제목이 참 끌려서 손에 집었던 책이고, 시인의 이름이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고, 한 번쯤은 눈에서 살펴봤을 산문집인 「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」의 작가와 같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며 그 책과 함께 결제를 한 책이다. 나에게 오는 시집은 언제나 그랬듯이(사실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) 나에게는 읽음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물론 필사의 대상이기도 했다. 박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「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」를 읽으며 총 13편의 시를 필사했다. 그 뜻은 13일에 걸쳐 책을 천천히, 곱씹으며 읽었다는 것이다. 바로 전에 읽었었던 「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」처럼 이 시는 봄, 여름, 가을, 겨울 사계절의 순으로 시들을 품고 있다. 그러한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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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 필사 -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, 박준찬란한 나의 스물한 살 2021. 3. 9. 02:57
매일 필사를 하기로 다짐하고 두 달을 훌쩍 넘긴 오늘, 내일 아침 9시 실시간 강의가 있어서 조금이라도 일찍 자려고 눕고 한 30분쯤 지난 순간 갑자기 필사를 하지 않은 게 떠올랐다. 몰랐으면 모를까 알게 된 이상 마음이 찝찝해져 바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. 아침 9시 실강인데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마법 (사실 시계가 8분 빠르다) 이 상태로면 6시간도 못 잔다. 요즘 필사하고 있는 책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, 박준 작가님의 산문집이다. 이 전에 박준 작가님의 시집인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, 를 읽어서 더 궁금한 책이다. 아직 책의 극초반이다. 이 책을 필사한지 3일 정도 됐다. 아무래도 산문집이라 시보다 호흡이 길다. 그래서 마음에 드는 문단을 골라서 썼다. 안..